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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뒷모습 등록일 2019.08.12 03:08
글쓴이 박복진 조회 318




뒷모습                                                  박복진

 

   도대체 핀란드 항공, Finnish Air FINNAIR 글자체를 맨 처음 도안해서 당선, 채택되어 오늘 날까지 사용하게 한 그 사람은

누구일까? 그 글자체를 보고 바로 이거다! 라고 당선시킨 그 사람, 혹은 그 그룹은 어떤 사람들일까?

 

   매우 하얀 바탕위에 강렬한 청색, 당연히 자기 나라의 깃발이 청색이니 그 색을 사용해서 확실한 당선을 노렸겠지만,

그 색이 우리가 카누를 타고 호수 위를 지날 때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색이었다는 사실을 그 사람은 우리보다 어찌 먼저 알았을까?

 

   예민한 사람은 이미 알아 차렸겠지만, 철자 하나 하나는 대나무를 깎아 만든 붓, 죽필로 쓴 글씨체다. 수직으로 꼿꼿한 것 같으면서

실재로는 각을 세운 수직은 아니다. 글자의 배열 역방향으로, 불어오는 호수의 바람 방향에 대한 적당한 수긍과 겸손을 보이며

동시에 결코 꺾이지 않는 묵직한 도전과 반항이 있다. 그러면서도 바람의 미움을 안 건드리며 오히려 자연을 환영하는 바로

그 각도이다. 그것은 우리가 노를 저어 가며 보았던 핀란드 호수 위 수초들 각도이다. 부드럽게 타고 넘어가는 꺾어진 영문 철자의

모서리는 우리가 좌충우돌 5시간 여 노를 저어 천신만고 끝에 이르렀던 카누 여정의 종착점, 수오미 나빠삐이리 울트라 마라톤 225km

 넷째 날 모니 Monni 의 카누 선착장 모서리를 닮았다. 나는 일 년의 사전 조사, 3년의 910일 핀란드 종단 울트라 마라톤 225km

대회를 치루며 핀란드 항공사 로고에 대한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4년간 내내 내가 느꼈던, 그런 핀란드 항공 회사의 커다란 로고 밑으로 한 사나이가 걸어간다. 헬싱키 반타공항 출국 수속을

서두르는 북새통 다른 여행객들 사이로 한 사람이 걸어간다. 2019년도 핀란드 종단 울트라 마라톤 참가자들 모두의 출국 수속을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이로써 그의 임무가 종료되었음을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확인하고 잘 가라고, 잘 가라고, 잘 가라고, 여러 번

그의 커다란 손을 우리들에게 흔들고 나서 등을 보이며 걸어간다. 발 사이즈 310미리의 커다란 다리를 조금은 끄는 듯 한 걸음걸이로

걸어간다. 너무 무겁지만 그런 내색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왼쪽 어깨가 조금은 쳐진 것 같은 자세의 한 사나이가 걸어간다.

헬싱키 출발 AY041 편 출국 수속대를 뒤로 하고 걸어간다. 우리들의 마지막 모습, 가슴 밑바닥 그 아래에서부터 차오르는 감사와

존경의 안쓰러움으로 촉촉이 젖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또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걸어간다. 출국 수속이 완료되어 이제

대원들 그 누구라도 편안하게 가정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데 대한 더 이상의 변수는 없을 것임을 스스로 확신하고서는 우리들에게

등을 보이며 돌아서서 걸어간다. 임무가 끝났다는 안도감은 아닐 것이다. 나의 판단이 맞는다면, 그리고 그 기준으로 말해보라고

누가 나의 이마에 총을 겨눈다면 나는 이렇게 그의 진실을 말 할 것이다.

 

   그 분은 이렇게 느끼고 계십니다.

참가자 개개인 모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더 많은 기회로 각자의 눈동자와 눈동자를 마주하며 마음을 나눌 시간이 부족해서

미안해요. 좀 더 편안한 이동과 잠을 드리지 못해 미안해요. 좀 더 맛있는 음식의 메뉴를 제공하지 못해 미안해요. 내 조국 핀란드가

가지고 있는 더 많은 아름다움을 보여드리지 못해 미안해요. 나의 제 2 조국, 영원한 나의 고향, 대한민국 여러분들이니 내 미안한

마음이 더해요. 불편을 드려 미안해요. 고생을 시켜드려 미안해요. 중요한 것들이 너무 많아 미안해요.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춘포

박복진

대한민국 울트라 마라토너

대한민국 뜀꾼 신발 faab 마라톤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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