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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달림이의 화두 등록일 2016.09.30 05:03
글쓴이 박복진 조회 1856



달림이의 화두

 

   오래 전에 우리의 간도 땅, 중국의 동북부를 드나들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거칠 것 없는 만주 일원, 드넓은 평원을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여기 이렇게 끝 간 데 없이 너른 땅이 우리 것이었는데.. 아련한 지평선의 저 끝을 우리의 선조들은 거칠 것 없이 말을 타고 내달렸는데.. 내 불쌍한 조국은 어이하여 이 좋은, 이 너른 땅을 나 몰라라 팽개쳐버렸는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드넓은 이 땅이 여기 이렇게 눈앞에 있고 이 땅이 바로 우리의 것이었는데.. 여기라면 주차선 그어 놓고 이웃 간에 싸움질을 할 수 있을까? 여기라면 담장 위에 깨진 유리병을 박아 놓고, 초인종 소리에 빼꼼히 한 눈만 갖다 대며 바깥을 응시하는 비인간적 쌀쌀맞음이 있었을까? 멀리 지평선에서 자동차 꽁무니에 먼지 달고 달려오는 내 집 찾아오는 손님의 모습이 보이면, 집 앞에 당도 할 때까지 짧게는 수 십분, 많게는 수 시간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이 드넓은 광야의 주인공이 우리라면, 우리라면 말입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편협한 국민성을 고치는 유일한 길은 우리의 영토를 확장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 동북부 간도 지방은 우리의 실질적 지배하에 있었다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생각합니다. 불쑥 불거져 나온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우리의 바람직한 첫 대응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봅니다. 몇 마디 구호를 적어 거리로 나가는 일 말고, 늦었지만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히 해야 할 일이 무언지 생각해 봅니다. 우선 우리는 어디까지가 우리의 땅 이었는지 그 구체적 지도가 머리 속에 그려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지도를 봐도 통상 반 토막 한 반도만 그려져 있고 어쩌다 한반도 전체가 나오는 지도의 이북 지명은 너무나도 낯이 설습니다.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됩니다. 기성세대인 우리는 물론이고 자라나는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우리나라의 확고한 영토 의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매일 매일의 일기예보에 반 토막 한반도 지도만 내보내지 말고 한반도 전체의 지도를 보여주는 겁니다. 더 나아가 만주 전체를 망라하는 우리의 간도 땅 전부를 보여 주시고, 더 나아가 실재적으로 우리의 한민족 후손, 까레야스키가 살고 있는 위쪽 소련까지를 지도에 그려 놓고, 매일매일 일기예보를 하는 겁니다. 매 시간, 매 일기예보 시간에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우리의 선조들이 살았던 모든 땅을 망라하는 지도를 펼쳐 보이고, 세세한 지명을 거론하며 우리 모두에게 자연스런 지도, 지명을 되살리는 겁니다. 물론 남쪽의 대마도까지 말입니다.

 

   거기가 어디인지, 이름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우리가 우리의 옛 땅이라고, 고토회복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 각자에게 태어나서부터 우리의 땅과 우리의 땅 이름이 각인되게 하는 제일 손쉬운 방법, 매 시간 정기 일기예보 시간에 우리의 옛 땅과 옛 땅의 이름을 TV에서 보여 주고,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것입니다. 너무도 가물가물하여 이곳이 정녕 우리의 땅이었는지 조차도 잊고 지냈던, 만주 드넓은 벌판의 지명 하나, 하나를 다시 되찾는 것입니다. 간도 땅, 만주 대평원을 우리가 다시 찾아 말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통쾌함을 생각해보세요, 무쏘나 싼타페, 렉스턴을 몰고 주말에 초원을 달리다가 초지에서 야영을 하며 밤하늘의 별을 헤어보는 그 낭만을.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초장거리 울트라 마라톤을 일주일 동안 초원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꿈을....

 

   이게 공연한 상상이 아닙니다. 기필코 이루어져야 할 우리 민족의 숙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그곳의 지리를 알아야합니다. 그곳의 지명이 우리의 귀에 박히고 눈에 익숙하게 다가와 있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부터라도 우리의 아침, 저녁 TV 일기예보 시간에 편협하니 좁은 한반도의 반 토막만 비치지 말고, 한반도 전체를 포함한 대마도와 만주의 대평원을, 간도 땅 전체를, 그리고 고려의 후손, 까레야스키가 살고 있는 중앙아시아까지 다 망라해서 일기예보를 하는 겁니다. 그곳이 우리의 땅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세계만방에 고하며, 훗날을 대비하여 역사적 기록을 다시 쌓아가는 것입니다. 일기예보요? 안 맞아도 하는 겁니다. 못 할 게 없잖습니까? 지금 현재 그곳에 우리의 한민족, 위대한 대한민국 동포가 우리의 말과 글을 쓰며 살고 있잖습니까? 미룰게 없쟎습니까?...

 

저기 집이 다 와갑니다. 오늘 아침 내내 달리면서 제 머리 속에서 웅웅대던 저 혼자만의 제 달리기 화두였습니다.

 

춘포

박복진

faab  마라톤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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