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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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촛불광장이라고 명명해주오 등록일 2016.12.14 17:00
글쓴이 박복진 조회 1966




내가 선진 외국을 여행할 때 주눅들어하는 것들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그 양반들의 건축물이 아니다.
그 속에 내재돼 있는 역사이며 그것들을 차곡차곡 쌓아 지금껏 얄미울 정도로 잘 보관해오고있는 그 분들의 보관, 전승, 본능이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썼던 기타는 물론 기타 끈 까지 보관해서 보이고 관람료를 받는다.

소설가 누구가 자주와서 앉았던 다방이라고 하고 그 의자를 영구적으로 빈 자리로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와서 구경하게 만든다.


월드컵 축구로 전 나라가 들썩이며 백만인파가 모여 국민적 자긍심을 한껏 맛 보았던 시청앞 광장 붉은 앙마떼들.

외국인들의 두 눈을 휘둥거리게 만들었던 우리 응원문화의 현장, 시청 앞 광장.

나는 이곳을 붉은 앙마광장이라고 명명하고, 월드컵 티셔츠라도 내걸어 역사의 현장으로 삼았으면 했으나 되지 못했다.

 지금 그곳에 가면 역사적인 4강 월드컵 현장의 흔적이라고는 눈을 씻고봐도 없다. 조그만 기념비 하나 ...없다.

그 때를 기억하는 외국인은 빛바랜 사진들고 물어물어 찾아와서 멍때리다 그냥간다.


광화문 광장.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성숙된 민주주의가 유감없이 표출된, 세계사 그 어느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절제된 최근 현대사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촛불 승리 현장.


나는 이곳 광화문 광장을 촛불광장이라고 명명해줬으면한다. 해서 자자손손 그 의미를 잊지않고
전승 발전해 나가며 협의로는 우리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관광상품의 하나로 삼았으면한다.

조잡한 조형물을 세우자고 말 하는 게 아니다.

2016년 오늘 우리의 정신이 거기 그렇게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이만큼 한 가지에 몰입하고 한 가지에 가슴을 모아 중지를 짜려하며 한 가지에 열망의 불꽃을 피웠다는 것을 기록하자는 것이다.

백만 인파가 일곱 번이나 와서 든 촛불이 그냥 잊혀져서는 안되며 또 그런 일을 당하지 말자는 것이다.

 촛불광장. 이렇게 역사 하나를 기록하자는 것이다


오늘 새벽 뜀질 나가기 전에,
대한민국 울트라 마라토너


 춘포
박복진